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

2018년의 이슈를 논함에 있어 ME TOO(미투)운동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다. ‘나도 당했다’ 혹은 ‘나도 말한다’ 등의 의미를 갖는 미투운동은 2017년 10월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되었다.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을 폭로하고 이를 비난하기 위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해시태그(#MeToo)를 다는 행동에서 출발한 미투운동은 이후 전 세계로 전파됐다. 이후 한국에선 2018년 1월 29일 현직검사인 서지현 검사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을 폭로하면서 그 시작을 알렸다.

검찰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은 문학, 연극, 영화 등의 문화계를 강타했고, 이후 정계를 포함한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권력과 지위를 이용한 비리행위에 대해 강한 반감이 남아있던 사회분위기 속에서 미투운동은 큰 파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With YOU(위드유)란 해시테그를 통해 지지와 동참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표현은 국민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는데, 한국갤럽이 올해 3월 20일~22일까지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미투운동에 대해 물어본 결과, ‘좋게 본다’ 68%, ‘좋지 않게 본다’ 20%로 나타나, 과반 이상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나타났는데, 3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를 물어본 결과, ‘지지한다’는 83.9%, ‘지지하지 않는다’는 12.2%로 나타났다. 또 해당 조사에서 ‘앞으로 성 관련 불쾌한 언행을 경험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물어본 결과,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 66.4%로 나타났다. 미투운동이 그동안 묵과돼 온 성추행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미투운동은 6.13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원씨앤아이가 3월 30일~4월1일까지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미투운동이 이번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는가’에 대해 물어본 결과, ‘영향을 줄 것이다’는 64.2%,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는 32.2%로 조사되었다. 실제 그 영향으로 인해 사퇴한 후보가 나왔다.

그동안 쉬쉬해 오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사회정의를 실현시킨다는 점에서 미투운동은 지지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미투운동이 진행되면서 이를 악용한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는 “아내 외의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에서 유래된 펜스 룰 운동까지 부각되면서, 사회분위기는 급격히 냉랭해졌고, 특정 사안에 대해선 남녀 대결 양상을 넘어 협오 수준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미투운동은 잘못을 저지른 범죄자를 처단하고, 피해자가 숨지 않는 당당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출발했다. 본래 의미는 결코 훼손되어선 안 되며, 그로 인해 또 다른 차별과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다. 열흘 후면, 2019년이 시작된다. 2019년은 성이 당당하고, 남녀가 평등하며, 서로 바른 가치를 바라보는 그런 세상이 펼쳐지길 바란다.

일요서울 기사 링크 :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6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