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

2018년 9월 3일, 올해의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국회는 과거와는 다른 국회를 만들겠다며 변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떨까? 올해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난 지금,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회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여론조사로 본 2018년, 그 마지막 이야기를 대한민국 정치 1번가 ‘국회’로 갈무리 하고자 한다.

올 한 해 ‘국회가 한 일’에 대해 국민들은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 그 결과는 매우 처참하다. 한국갤럽이 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인 지난 10월 30일~11월 1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국회 국정감사 성과에 대해 물어본 결과, “성과가 있었다” 19%, “성과가 없었다” 42%, “모름/응답거절” 39%로 나타났다. 국감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약 40%에 달하는 사람들이 국회가 무엇을 했는지 모르거나, 평가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회의 의도된 무관심은 2019년 예산안 처리로 귀결됐다. 올해도 법정처리시일을 엿새 넘긴 12월 7일이 돼서야 내년도 정부예산안은 겨우 처리됐다. 문제는 469조 6천억 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을 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두 거대 양당만이 예결위 소소위에서 협의해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행처럼 되어버린 소소위의 비공개 진행과 속기록도 남기지 않은 모습은 의혹을 넘어 짬짜미 예산이란 오명까지 남겼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2월 15일~18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84명을 대상으로 예결위 소소위에 대해 물어본 결과, ‘공개진행으로 전환’이 65.2%로 과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관행으로 묵과되어 온 현행 예결위 소소위에 대해 국민들은 철퇴를 가한 것이다.

막무가내 국회가 보여준 결과는 더 처참하다. 리얼미터가 지난 10월 31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사회기관신뢰도조사에서 국회는 1.8%로 가장 꼴찌를 기록했다. 여론조사에서 말하는 의미 있는 수치조차도(±3.0%) 나오지 못했다.

지금의 국회에 대해서 몇몇 전문가는 다음과 같이 진단한다. 국회가 거대 양당, 거대 기득권에 지나치게 휘둘리고, 선거 때만 국민이지, 국회활동 기간에 국민은 도구로 전락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반응은 이미 국민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정치체제에 대한 선호도에서 양당제보다는 다당제에 대한 선호도가 2배 이상 더 높았던 것으로 조원씨앤아이의 12월 11일 조사결과와 한국갤럽의 12월 14일 조사결과에서 나타났다.

양당제든, 다당제든 만일 국회가 국민의 대리인으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면, 이러한 논란 자체는 무의미했을 것이다. 국회의 앞날은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 국민이 구성한 국회란 점에서 국민의 뜻에 맞는 퍼즐이 돼야 한다. 어느 이념이나, 어느 정당에 국한된 것이 아닌 국민들이 내는 세금의 가치가 퇴색되지 않을 만큼, 그 만큼이라도 국민의 평을 받을 수 있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2019년도는 2020년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1년 앞둔 해이다. 선거철에만 잠깐 바뀌는 국회가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일요서울 기사 링크 :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7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