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경선일정을 확정짓고, 본격적으로 당내경선 모드에 돌입하면서, 제18대 대선 제1라운드가 시작됐다. 대선 1라운드인 당내경선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당내경선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대선가도의 구도를 선점하고, 기세를 올리며, 유리한 지형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지난 총선과 각 당의 당직선거를 거치며 ‘선거부정과 공정성 시비’가 쟁점화되었고, 여야를 막론한 ‘룰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경선흥행’과 더불어 ‘공정경선’이 주요하게 부각되었다.
각 후보의 입장에서는 우선 당내후보가 되어야겠지만, 당의 입장에서는 공정경선으로 대박 흥행을 만들어 제1라운드에서 이겨야 한다. 대선 1라운드 당내경선, 후보군을 중심으로 분석해본다.

새누리당 5파전 경선, 흥행은 빨간불 경고

○ 새누리당은 이재오.정몽준 의원의 불복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경선일정과 룰을 확정하고, 박근혜.김문수.김태호.임태희.안상수의 5파전으로 경선이 진행되고 있음.

○ 다만, ‘박근혜 추대식’이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경선일정과 룰을 박근혜 의중으로 확정지면서 이재오.정몽준 카드가 사라져서 사실상 흥행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을 예고하고 있음. 더구나,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개최되는 런던올림픽 변수도 새누리당 경선흥행을 어둡게 하고 있음.

○ 물론, 김문수의 결단과 김태호의 세대교체론이 경선을 꾸미고 있지만, 50%를 훌쩍 뛰어넘는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에 비하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도 못되고 있는 실정임.

○ 치열하지 못한 경선은 공정성 시비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지만, 흥행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음. 특히, 야권의 예측하기 힘든 치열한 승부와 비견되어 새누리당 경선은 국민적 관심에서 빗겨나갈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경선불참을 선언한 이재오, 정몽준 의원측의 흐름도 신경쓰이는 대목일 수밖에 없을 것임.

○ 박근혜 후보의 단점으로 꼽히고 있는 역동성 부재와 확산성 제약이 경선흥행 실패와 맞물리면 타격이 적지 않을 수도 있음. 이는 영입이나 정책 이벤트로도 메꾸기 어려움.

○ 따라서, 박근혜 후보측이나 새누리당의 가장 큰 고민은 ‘경선흥행’에 있으며, 대선 제1라운드에서 박근혜 후보는 결코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음.

민주통합당, ‘룰의 전쟁’을 막아라

○ 민주통합당도 8월 25일에서 9월 23일까지의 경선일정을 확정지으며 경선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남. 민주통합당은 문재인.김두관.손학규.정세균.박준영.조경태.김영환의 7명이 도전을 선언한 상태임.

○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부동층이 30%를 웃도는 등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같은 독보적인 주자라고 단언키는 쉽지 않음.

○ 민주통합당도 경선흥행은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음. 국민적 인식상에서는 야권후보의 우선 순위는 안철수로 각인되어 있어 ‘안철수가 빠진 레이스’가 반향을 일으키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

○ 그러나, 새누리당에 비해서는 ‘뻔히 들여다보이는 선거’가 아니라는 점과 1인1표의 완전국민경선, 특히 모바일 투표의 변수 등이 경선흥행의 촉매제 역할을 해낼 가능성도 있음. 특히, 김두관 경남지사의 출마는 초반 흥행카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상황임.

○ 오히려, 민주통합당은 경선흥행도 흥행이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 최근, 추미애 최고위원이 이끄는 경선기획단과 최고위원회에서 잠정적 경선룰을 확정짓고 경선후보들과의 논의를 시작하면서 사실상 ‘룰의 전쟁’이 시작되었음.

○ 민주통합당 경선 룰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국민경선제이고, 특히 선거인단 모집을 통한 모바일 투표라는 점임. 단, 통합진보당의 국회의원 비례후보 경선 부정사태와 민주통합당 당직선거에서 드러난 역선택 우려 등으로 모바일 투표에 대한 의혹과 우려가 적지않은 상황임.

○ 후보간의 갈등도 점차 격화되고 있음.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측은 ‘결선투표제와 국민배심원제’ 도입, ‘현장투표,모바일투표,국민배심원을 1:1:1로 하는 비율’을 공식 제안했고, 조경태 후보는 컷오프를 반대하고 있으며, 김영환 후보는 결선투표제와 함께 모바일투표 자체를 반대하고 있음.

○ 문재인 후보의 압도적 여론 우위 상황에서 非문 후보측의 ‘역동적 룰’ 제안은 나름 의미가 없지 않지만, 완전국민경선제의 훼손과 후보간 이합집산을 통한 구도변화 우려로 민주통합당은 합의하에 룰을 정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며, 18일로 예정된 확정일도 자신할 수 없는 처지임.

○ 만약,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간 ‘룰의 전쟁’이 본격화되어 경선일정과 룰 전체를 뒤흔들고, 이전투구 양상이 되어 경선자체의 신뢰도에 금이 간다면, 누가 민주통합당 후보가 되느냐를 떠나서 대선가도에 크나 큰 역풍을 맞게 될 것임.

○ 따라서, 민주통합당은 국민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되 역동성으로 흥행을 만들 룰을 만들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반드시 지나친 ‘룰의 전쟁’은 막아야 함.

○ 현재까지의 대선 제1라운드는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에 비해서는 유리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자칫하다간 더 큰 실기를 범할 수도 있음.

변수 없는 여당, 변수 많은 야당

○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는 당선되자마자 ‘중단없는 혁신’과 함께 9월 대선후보 선출과 야권연대 복원을 제시한 바 있음. 즉, 야당 대선후보는 민주통합당 경선을 전후해서 통합진보당과의 연대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음.

○ 또한, 침묵을 지키고 있는 안철수 교수도 7월 말 에세이집 출간 등 행보를 서두를 여지도 있음. 현재 안철수 교수는 늦어도 9월 말 안에는 출마여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안 교수가 출마를 선언할 경우 대선지형은 큰 폭의 변화를 갖게되고, 야권은 단일후보 논의를 본격화할 것임.

○ 이렇듯 야권은 민주통합당 경선 ⇒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연대 ⇒ 안철수 연대 등 대선으로 가는 길에 국민적 관심을 끌 다양한 변수가 마련되어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박근혜만의 독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 물론,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따라 보수세력이 다른 선택과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대선구도 전체에 영향을 미치거나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릴 만한 변수를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임.

○ 따라서, ‘변수 적은 여당에 비해 변수 많은 야당’이라는 현재의 상황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박근혜 후보에게 결코 즐겁지 않은 로드맵 현황임.

○ 결론적으로, 8월 20일 새누리당 경선, 9월 23일 민주통합당 경선, 9월 통합진보당 경선(예정), 9월 이후 야권연대(예정) 등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제1라운드의 승부가 12월 대선에서 중요한 고지가 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