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파격행보, ‘울림’이 있을까

○ 박근혜 후보가 8월 20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직후 본격적인 파격행보를 이어가고 있음.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의 첫 일성으로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산업화와 민주화를 뛰어넘는 ‘국민대통합’을 주창한 바 있음.

○ 박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이희호 여사 예방, 김영삼 전 대통령 예방, 전국대학총학생회 토론회, 홍대 젊은 예술인 만남, 전태일 재단 방문 등 파격행보를 잇고 있으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용산참사 유족들과의 만남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

○ 또한, 27일의 대선준비기구 인선에서도 ‘화합’을 앞세우며 파격행보의 연장선으로 이어졌음.
특히, ‘차떼기당 공격의 선봉장’이었던 안대희 전 대법관(정치쇄신특별위원장)과 국민의 정부에서 교육부장관을 지낸 바 있는 문용린 서울대교수(국민행복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의 발탁은 박근혜식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비춰짐.

○ 박근혜 후보의 파격행보와 인선에 대해서 비판도 없지 않음. 즉, 진정성 없는 선거 이벤트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상대측과의 합의 없는 일방통행이라는 비판임. 실제, 전태일 재단 방문은 유족의 반대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반발로 무산되었음.

○ 하지만, 박근혜 후보의 행보는 ‘국민통합’이라는 아젠다를 선점하고 이슈화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는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할 수 있음. 특히, 정치권의 고질적인 양자대립에 피로를 느끼는 중도와 부동층에게는 진정성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한 영향력이 미칠 수 있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는 젊은층에게도 긍정적인 메시지로 전달될 여지도 있음.

○ 실제, 여론조사 기관의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다자간 가상대결에서 박근혜 후보의 지지도는 파격행보 이전에 비해 1~5%에 가량 상승했고, 상대후보들은 정체 내지는 하락하는 추이를 나타냈음.

○ 박근혜의 국민통합 전략이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지속성과 일관성, 그리고 정책화에 달려 있음. 지속성과 일관성이 확보되고 그것이 박근혜의 비전과 정책에까지 반영되면 진정성까지도 인정받게 될 것이고, 거꾸로 한순간의 이벤트로 국한된다면, 오히려 거부반응의 역풍이 일 수 있음. 물론, 그에 따라 중도층과 부동층의 지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

감동없는 민주경선, ‘효과’가 있을까

○ 지난 8월 23일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시작됐음. 민주통합당은 모바일을 통한 완전국민경선제와 지역순회경선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새누리당과의 차별화, 국민참여, 흥행성공으로 지지 상승을 꾀했으나, 국민적 관심은 크지 않은 상황임.

○ 민주통합당 경선은 첫 출발지인 제주에서부터 모바일투표의 공정성 시비가 일어 한동안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측이 경선보이콧으로 맞서기도 하였고, 뒤이어 문재인 후보측의 선거법 저촉 여부까지도 제기되면서 ‘문재인-이해찬 담합설’ 까지 거론되는 등 매끄럽지 않은 과정과 과도한 공세로 부정적 이미지가 투영되는 경향도 있음.

○ 또한, 문재인 후보가 제주(59.8%), 울산(52.1%), 강원(45.8%)에서 3연승을 하면서, 2위인 손학규 후보(7615표)를 무려 1만2196표차로 따돌리는 압도적 우위를 보여, 어렵게 도입한 결선투표제를 의미없게 만드는 뻔한 결과가 될 거라는 예측이 나돌면서 경선흥행은 더욱 어려워짐.

○ 더불어 양경숙씨의 공천헌금 비리 의혹과 태풍 볼라벤의 한반도 강타도 민주통합당 경선에 어려움을 조성하고 있고, 박근혜 후보의 파격행보와도 비견되고 있는 실정임.

○ 민주통합당은 2002년 국민참여의 신드롬과 열정으로 경선의 기적을 만든 경험이 있음. 하지만, 2012년 경선은 모바일 투표와 완전국민경선임에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

○ 물론, 9월 16일까지 영남권과 함께 가장 큰 변수인 호남권과 수도권을 남겨두고 있어 결과나 효과를 섣불리 단정키는 어려움.

○ 다만, 이후 경선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국민적 감동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하고 큰 보폭을 보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극대화시키는 안철수 원장에 밀려 제1야당의 대통령후보라는 포지션과 지지도 마저 기대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 따라서, 민주통합당과 대선후보들은 경선 과정을 통해 새로운 정치를 희망하는 시대요구와 민생안정을 갈구하는 민심에 화답할 수 있는 ‘민주통합당식 대안’ ‘민주통합당형 후보’를 만들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이 절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