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왜 ‘조기선대위’인가?

– 총선 승리를 위한 ‘변화의 주도권’을 쥐어야 –

새정치연합이 지금 이대로 간다면 내년 총선에서 몇 석을 얻을 수 있을까?

낙관론자의 답변은 ‘그래도 100석 이상은 건질 수 있을 거야’

비관론자의 답변은 ‘아마 80석 이하로 쫄딱 망할 걸’

낙관론자나 비관론자 모두 새정치연합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은 갖지 않는다.

혹시 지금의 상황에서도 새정치연합이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번호 2번의 횡재’를 꿈꾸는 참 나쁜 야당의 전형적인 사람이다. ‘번호 2번’만 꼬옥 쥐고 있으면 대충 2등은 할 수 있고, 재수 좋으면 ‘번호 1번’의 실수로 이길 수도 있다는 환상이다. 아니 과거에는 그런 일이 종종 있었다. 아직도 새정치연합은 그것을 기대하는가?

새정치연합은 지난 2.8전대와 4.29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무력감’에 빠져 버렸다. 마치 권투선수가 카운터 펀치를 맞고 그로기 상태에서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이젠 계파싸움에도 지쳤고 탈출구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는 말이 범람해도 속수무책이다. 시간만 덧없이 흐르고 있다. 그 누구도 변화의 동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혁신위가 다양한 혁신안을 만들었지만 새정치연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동력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차라리 혁신위가 빨리 끝나길 기다리는 형국이다.

새정치연합은 2.8전대에서 두 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하나는 ‘빅3(문재인, 박지원, 정세균)의 불출마’이고, 다른 하나는 ‘대권과 당권 분리’에 실패한 것이다. 이 실수는 새정치연합을 지금까지 ‘권력투쟁’과 ‘변화하지 않는 낡은 정당’으로 묶어 버렸다. 새정치연합은 2.8전대에서 ‘새로운 주도세력’과 ‘변화’를 선택했어야 했다. 특히,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지 못한 것은 전당대회 이후 끊임없는 권력투쟁을 만들었고,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화약고’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또한, 4.29재보궐선거 전패는 ‘문재인대표의 사퇴론’으로 발전했고, ‘혁신위’로 겨우 봉합했지만 문재인대표의 리더십은 사실상 반쪽이 났다. 그 후 4개월 동안 문재인대표는 리더십을 회복하려 노력했지만 더 나빠진 결과만 초래했다. 문재인대표 체제는 당직 인선에 대한 갈등으로 시작하여, 지도부 간의 극한 대립만을 만들었다. 결국 지도부는 ‘식물지도부’라는 오명만 남겼다. 지금도 문재인대표의 행보를 두고 ‘당은 쓰러져 가도 나 홀로 대선행보’라는 비난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더 이상 이 무력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면 미래는 없다. 이제 총선이 불과 7개월 남았다. 새정치연합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지금 당장 ‘변화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국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변화’에 먼저 응답하고 변신하지 않으면 국민은 새정치연합을 버릴 것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그 변화를 위해 총선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그럼, 새정치연합은 어떻게 ‘변화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가?

첫째, 새정치연합의 전 구성원이 합심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현재의 문재인대표 체제로는 불가능하다. 이미 문재인 체제는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더 이상 당을 분란으로 몰고 가선 안 된다. 하루 속히 ‘혁신위’를 해소하고 당을 총선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따라서 ‘조기선대위’는 총선을 지휘할 새로운 지도부이며, 새정치연합을 하나로 화합시킬 유일한 방안이다. 더 이상의 ‘권력투쟁’과 ‘무기력’으론 회생의 기회가 없다.

둘째, 새롭게 구성될 선대위 지도부는 두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하나는 당내 계파를 화합시킬 수 있는 대표적 인사가 포함되어야 하며, 다른 하나는 차기 대선주자군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계파통합형(2인)과 차기대선주자군(5인)이 포함되는 집단지도체제(7인)를 구성하는 것이다.

셋째, 새로운 지도부는 당의 혁신을 넘어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변화’를 과감하고 파격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혁신위가 당 내부에 머물렀다면 새로운 지도부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소리를 반영하는데 혼신을 기울여야 한다. 7명의 모든 지도부는 자기희생적인 결단을 내리고 국민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것은 불출마선언이나 약세 지역 출마와 같은 고난의 길이 되어야 한다. 국민에 대한 새정치연합의 반성과 성찰은 이와 같은 실천에서 신뢰를 찾아 올 수 있다.

넷째, 새로운 지도부는 출발부터 내부의 기득권을 던지는 선언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 중에서 제일은 새정치연합의 절반 이상을 신진 인사들에게 개방해야 한다. 새정치연합의 절반을 비우는 것은 내부의 문제이며, 절반 이상을 신진 인사에게 개방하는 것은 그동안 새정치연합의 반성과 성찰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결단이 없이는 총선 승리도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

새정치연합과 야당이 보수진영에게 정권을 내놓은 지 이제 7년이 훌쩍 넘어서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희망하지만 그것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세력으로 야권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에 대한 신뢰는 무너진 지 오래되었다. 새정치연합은 2번의 집권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잃었지만 절대 잃지 말아야 할 것을 잃었다. 그것은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에 끊임없이 응답하는 것이다. 그것이 야당, 민주진보진영의 영원한 숙제다. 그런데 2번의 집권 이후 야당, 민주진보진영은 ‘변화’를 잃고 말았다. 새정치연합의 사람과 내용 모두 정체되어 있다. 언제부터인가 국민들은 야당을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비판한다. 변화는 사라지고 기득권만 남아있다. 그 결과 국민은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희망하면서도 현실적인 선택의 순간에는 야당을 선택하지 않고 있다.

야당은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그 주도권에서 승리를 만들 수 있다. 야당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 끊임없는 ‘변화’를 선택할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새정치연합은 멈추어 있다. 사람도 내용도 20년 전 즈음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했을 시절에 머물러 있다. 한발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 자신의 기득권 절반 이상을 던져 새로운 사람과 내용으로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변화하지 않은 야당, 민주진보진영은 역사적 퇴보만 남아있다.